읽기 전_때로는 행복 대신 불행을 택하기도 한다
"때로는 행복 대신 불행을 택하기도 한다" 이 에세이는 김진명 작가가 집필했기 때문에 읽게 되었습니다. 만약 같은 내용으로 다른 작가의 것이었다면 접하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작가의 첫 번째 에세이기 때문에 기존 독자들로 하여금 김진명의 에세이는 어떤 것일까에 대한 궁금증을 많이 유발시켰습니다. 그동안의 작품 세계 속에서 보지 못했던 새로운 작가의 모습? 그 작가가 김진명이라면? 한 번이라도 작가의 책을 접했던 분들이라면 고민 없이 이 책을 선택할 거라 생각합니다.
책에서 말하고 있는 것_때로는 행복 대신 불행을 택하기도 한다
[책의 구성]
내면의 힘을 키워라
"말하라. 그대를 위하여 무엇을 해줄까. 나는 세계의 정복자 알렉산더다!" 하고 외친 알렉산더에게 "대황이시여, 해를 가리지 말고 비키시오."라고 대답할 수 있었던 디오게네스. 나는 이런 내면의 힘을 권유하고 싶다
때로는 행복 대신 불행을 택하기도 한다
인간을 제외한 모든 생명체는 본능에 의해 산다. 따라서 건강하고 풍족한 삶을 살면 행복해진다. 하지만 인간은 때로는 행복 대신 불행을 택하기도 한다. 그게 더 의미가 있을 때에.
그들은 아름다웠다
세상이 아무리 거칠고 야욕이 넘치는 위험한 곳이라 해도 세상에는 우리를 감동시키는 아름다운 사람들이 있다. 하여 우리는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역사 속 이야기를 찾아서
역사는 이미 우리의 내면에 들어와 우리를 형성하고 있다. 올바른 역사를 찾아가는 길이 바로 내가 누구인지를 찾아가는 여정이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현재만 좇는 것은 자아를 상실하는 길인지 모른다. 나는 우리 젊은이들이 과거를 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당장의 이익이 아닌 옛 공간과 언약에 진지해지기를.
5가지 Chapter 별 내용 중 진지한 고민을 하게 만드는 좀 더 특별한 주제들이 있었습니다.
▶ 비극이 사라진 사회
모든 인간은 비극적 존재이다. 품었던 이상은 흐릿해지기 마련이고 꿈은 깨지며 일이란 실패하기 마련이다. 이러한 현상이 무한 반복되는 것이 세상의 본질이니 삶은 고통과 비탄과 슬픔에 언제나 맞닿아 있다. 슬픔과 비극을 담은 대화야말로 우리가 타인과 교감하는 진정한 신호이며 우정과 사랑을 찾으려 가슴 깊은 곳에 속삭이며 흘러나오는 샘물과 같다.
진지한 삶은 언제나 인간의 본질, 바로 슬픔과 비극 위에 존재한다. 누군가와 사랑과 우정이 담긴 진정한 대화를 나누고 싶다면 즐거운 내용이 아니라 우울한 내용의 대화로 시작해야 할지 모른다. 상대는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진지하게 묻는 것이다.
요즘 혹시 힘든 일 있어요?
30살이 되었을 무렵 어느 순간 갑자기 결혼식장보다 상갓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에 더욱 의미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안될 경우 결혼식 참석은 포기했지만 조문의 경우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가게 되었습니다. 좋은 일에는 내가 빠져도 문제가 없을 거야, 하지만 슬프고 힘든 시간에는 한 명이라도 더 위로해 줘야지 힘이 될 거라는 혼자만의 결론을 내리기도 하였습니다. 작가가 말했던 진정한 대화를 저는 이미 해오고 있었던 것일까요?
▶ 쌍용식당
제천의 유명한 맛집을 방문했을 때의 일입니다. 작가와 일행들이 식당으로 들어가서 식사를 하던 중 가게 주인이 느닷없이 옆에 테이블에서 식사를 했던 손님들이 음식값을 지불하고 갔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그 테이블에는 허름한 옷차림을 하고 있던 일용직 근로자들이었다. 뒤늦게 사실을 알고 작가는 황급히 그 일행을 쫓아갔고 다행히 만날 수 있었다. 작가는 왜 대신 돈을 지불했는지 물었고 그 일행 중에 60대로 보이는 한분이 말했다. "아니, 그건 제가 선생님께 사드린 것입니다."
작가는 자신보다 더 저렴은 음식을 먹었던 일행들이 그 보다 더 비싼 음식 값을 지불하고 갔다는 것에 많이 의아해 했다. 사실 그 일행들은 공사장 인부들이었고 일이 거의 끝나 고향으로 돌아갈 예정이었다. 가기 전에 유명한 식당에 한번 가고 싶어서 왔다가 생각지도 않게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를 만나 돈을 내고 싶었다는 것이었다. 그분은 끝까지 돈은 받지 않았고 본인이 하고 싶어 한 일이라고만 말했다. 작가는 말합니다. 60대 그분은 숫자에 의해 행동거지의 방향을 정하는 데 길들여진 나보다 훨씬 고고한 정신세계를 가진 분이었다. 멀어져 가던 세 사람의 작업모가 나의 망막에서 완전히 사라지자 딱히 설명할 수 없는 안타까움과 슬픔이 함께 밀려왔다. 아지랑이 같은 것이 눈가에 잡히는 듯도 했다.
저는 아직 유명인을 우연히라도 가까이에서 본 적은 없지만 혹시 만나는 경우가 생긴다면 전 아마도 쌍용식당에 나왔던 저 60대분처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진정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팬심이 느껴지는 저분의 행동들, 꼭 기억하고 싶습니다.
▶ 어떤 두 사람
맨해튼 어느 바를 방문했을 때 자신의 옆 자리에 허름해 보이는 한 사람이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잠시 후 말끔하게 차려입은 한 남자가 들어왔고 맥주를 먹던 남자와 함께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시간이 흘러 허름해 보이는 사람이 돈이 없는지 그만 일어나자고 했고 수트를 입은 남자는 팁까지 남기고 함께 바에서 빠져나갔다. 둘은 전쟁에서 만난 전우였고 허름해 보인이는 남자가 수트 입은 남자의 생명을 구해주었다고 했다. 작가는 바텐더에게 이런 이야기를 듣자마자 수트를 입은 남자에 대해 화를 냈다. 생명의 은인에게 술 한번 사주지 않았던 수트 입은 남자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 후 작가는 생각이 달라졌다. 자기가 가진 돈으로 허름한 사나이를 유린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배려하느라 그 수트 입은 남자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또한 뭐든 해줄 준비가 되어있을 수트입은 남자의 앞에서 비굴함을 내비치지 않으려 허름한 남자 또한 애썼을 것이었다.
나이를 먹으면서 많은 경험들을 하다 보면 위의 두 사람 같은 입장 속에서 만나는 경우가 실제로 발생된다. 나는 대부분 허름한 사나이의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그래서 그 사람의 의도와 작가가 새롭게 생각한 그 사실이 너무나 가슴에 와닿는다. 그런 상황 속에서 어떻게 행동함에 따라 둘의 관계는 결정되어진다고 본다. 정말 쉽지는 않다.
책에서 고민하고 있는 것_때로는 행복 대신 불행을 택하기도 한다
독서로의 권유
독서에는 무엇보다도 시기가 중요하다. 이르면 이를수록 좋다. 독서는 단순히 정보를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뇌 속에서 다른 기억 및 정보와 결합해 의식을 개발하고 창의력의 기반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어릴 때의 풍부한 독서만이 문리를 트이게 하는데 이 문리가 트여야만 비로소 형이상학적 복합 사고가 가능하고 진리 규명이라는 인간의 최고 목표를 실현할 능력을 가지게 된다. 인간의 삶에는 여러 길이 있고 어떤 길에도 다 의미가 있다. 하지만 독서와 사색을 할 시기를 놓치고 난 인생은 어떤 성공을 거둔다 해도 아쉽기만 하다.
지식 사이에는 우리만의 사색이 있어야 했어요. 우리가 살아온, 생각해 온 방식과 외국에서 들여온 지식을 녹여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야 했죠. 우리 한국 사회가 지식은 있지만 이러한 사색이 부족해요. 제 소설이 새로워 보이는 이유는 아마도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들에 저의 사색이 한국인의 시각이 결합했기 때문이겠지요.
저는 작가가 바랬던 그런 유년 시절과는 정말 거리가 멀었고 심지어 20살 이전까지 소설책 한 권 제대로 읽어 본 적이 없었던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책을 읽는다는 자체에 대한 생각도 하지 않았고 이유 또한 관심 밖이었던 10대 시절을 보냈습니다. 사실 이 부분은 제게 가장 후회되는 것 중에 하나로 남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늦었다고 포기한다는 것은 안되기에 20살 때부터 독서, 다양한 책 읽기에 대한 욕구가 생겨 났고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그 변화의 시작을 김진명 작가의 책을 통해서 하게 되었다는 사실이 참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김진명 작가의 첫 번째 에세이를 읽게 된 지금이 더욱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저는 고민하는 힘의 중요성을 가지고 있는데요. 책에서 말하는 기억 및 정보의 결합, 그리고 사색등의 작업을 하기 위해서도 고민하는 힘은 반드시 필요해 보입니다. 늦었지만 지금처럼 조금씩 조금씩 배워 나가고 싶습니다.
제천으로 마무리하며_때로는 행복 대신 불행을 택하기도 한다
김진명 작가는 충북 제천에 많은 애정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 책에서도 제천의 매력에 대하여 언급하였고 지금까지 집필한 모든 책에서 제천이란 단어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저 또한 누님이 제천에서 살고 계셔서 가끔씩 방문했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서 한 가지 희망 사항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제천에 있는 커피숍, 식당 그리고 당구장에 가게 되면 우연히 김진명 작가를 만날 수도 있다는 희망을 가져 봅니다.
오랫동안 사랑하는 사람_(장애인 長愛人)
자폐성 장애를 가진 아들과의 만남을 통하여 새롭게 알아 가고 있는 장애인! 그 과정 속에서 겪은 경험에 대한 이야기, 장애인의 현실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 그리고 장애인을 바라보는 비장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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